(1) 기와집과 백일잔치
(1) 내동생에게 부치는 편지 맑게 개인 가을날이었다. 창을 스치는 햇살이 유난히 투명해 눈을 뜨는 순간,마음이 날아갈 듯 가벼웠다. 어, 꿈인가? 그렇다면 나는 아직 어린 시절의 나일까. 엄마도, 아빠도, 언니도, 동생도 모두 그대로 있고,그토록 소원하던 남동생도 품에 안겨 있던 그 시절로 돌아간 것일까. 엄마가 우리 형제의 단단한 울타리가 되어 서 있던 시간이라면,이보다 더 기쁜 순간이 또 있을까 싶었다. 하지만 그 평화는 오래가지 않았다. 꿈은 곧 깨지고, 환한 가을 햇살은 이내 차갑게 식었다. 그날은 웃어야 할 날이 아니라 울어야 할 날, 엄마의 마지막 시간이었던 것이다. 우리 집은 고대광실의 부자는 아니었지만, 부족함 없이 살 수 있는 형편이었다. 장손이었던 아버지는 할아버지께 물려받은 논과..
2026. 3.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