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라 언제 지나갔지
무더위가 극심하게 내리쬐는 여름을 힘겹게 느꼈는데 벌써 창문을 닫아야 할 시간이 왔습니다.
부슬비가 내리고 난 후에도 더위가 없다는 소리가 반가워집니다.
그러나 추운 날이 오면 이 더위를 그리워할지 모르지만,
선선한 가을의 문턱이 실감 나서 반가운 마음으로 결실의 계절을 맞이합니다.
오래전 세비야 전경인 거 같습니다.
이러했던 세비야가 이 또한 전시목록에 들어있더군요.
저녁엔 한기를 느끼게 되어
창문을 닫고 잠이 들어야 하는 그런 계절이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습니다.
세비야 전경을 새삼 바라보니
국토의 면적이 넓은 것이 참 좋은 거 같습니다.
세비야 대성당은 꼭대기까지 오를 수가 있어 많은 사람이 오르고 내려가고 합니다.
오르기 불편한 점이 있어도 올라가서
아주 먼 곳까지 보이는 세비야를 마냥 감상하기에 절대 후회하지 않는답니다.
탑 끝까지 오르려면 당연히 힘들지요.
그래도 다시는 보기 어려울지 모르기에 체력이 닿을 때 올라가 야 한다고
스스로 응원하며 젊은 가이드 뒤를 힘껏 쫓아갔습니다.
무감각으로 올라갔습니다.
그런데 계단으로 되어있지 않아 쉽게 오를 수 있었습니다.
오르는 것보다 내려오는 것이 문제가 되는데
다행히 완만하게 되어있어 오르내리기에 수월하답니다.
계단이었다면 어림없었을 거에요.
혼자서 열심히 쫓아가다 보니 꼭대기에 종탑이 보이더군요.
그제야 내가 이 꼭대기를 오르다니,
거기서 바라보는 그 느낌 알고 싶으신 분 에스파냐로 가보세요.
현대식 건물로 지어진 주택은 편리하고 좋은 건 사실입니다.
그런데 한가지 알게 된 것은
에스파냐는 건축할 때 외관에 대한 건축법이 있다는
이야기를 가이드한테 들었습니다.
대대로 이어져 가야 할 세계문화유산이기에
더욱 많은 사랑을 받게 될 터인데, 예술적 가치가 뛰어난 건축물을 보니
새로운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더군요.
우리나라도 과거 시대 속 주택이 보기 어려운 지금
이제부터라도
구상하고 개발하여 우리만의 고유 건축물로
훗날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으면 좋겠습니다,
민속 우상 그런 거 말고요.
하랄드 탑 꼭대기에서 돌아가며 찍은 사진입니다.
현대적 건물도 있지만 대부분 낮게 지어져
오히려 세계문화유산을 돋보이게 해주는
정말 아름다운 시가지입니다.
높은 곳에 올라 한참 아래 지붕을 보는데
세비야 대성당의 지붕도
예술적 소양이 많이 부족한 내가봐도 예술적 가치가 충분한 건축물입니다.
달리 세계문화 유산이 아닙니다.
예술의 세계를 많이 알았더라면 보이는 대성당의 지붕을 보며 그곳에 담긴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어갈 텐데,
스스로 애석한 마음 달랠 길 없어 지식과 예술의 부재를 탓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늘은 푸르고 넓은 국토에 나지막한 주택이 쫙 펼쳐져 마음조차 시원한 느낌을 받습니다.
위로 곧게 올라간 현대적 시설과 건축으로 가득 찬 도시도
물론 좋겠지만,
빽빽하게 위로 솟아있는 아파트형 주택보다는 나지막한 주택이 옹기종기 모여 오히려 정감이 있어 보입니다.
여기 에스파냐의 각양각색의 낮은 주택이 있어 오히려 평화로움이 더해지는 것 같아
나지막한 주택이 더 좋다고 여겨집니다.
그에 비하면 우리나라 주택은 국토면적도 좁고
대 도시에 밀집되어 살아가기에 위로 솟아있는 아파트를 선호하지만,
요즘엔 많은 사람이 높은 건물로 해가 잘 들지 않는 아파트보다
전원 주택을 선호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지요.
물론 직장- 교육 등 생활적 여러 문제로 도시를 택할 수밖에 없겠지만,
저는 도시에 살아가지만, 나이가 들어가면 누구나 전원을 그리워합니다.
지역 균형발전이 이럴 때 절실하게 필요한 것을 이제야 실감나게 알았습니다.
지역균형발전!
나 자신이 송파구에 살다 보니 이곳도 살기 좋은 곳이라 여기며 살기에
균형발전에 대하여 무관심한 듯 여겼었는데 이기주의적인 두 마음이었습니다.
젊은이는 도시에 나이 들어서는 흙내음 가득한 곳에서 살아야 한다는,
그런데 에스파냐의 여러 도시는 균형된 발전이 이루어져
바르셀로나를 제외하고는 균형적인 발전이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하랄드 탑 창쪽은 가로질러져
사진을 찍을 때 창틈에서 찍어야 합니다.
즐겁게 일하며 마음과 생활의 여유로움으로
인생은 아름답다고 말할 수 있는 그런 삶을 사는 건 인간의 최고의 꿈입니다.
하긴 그것도 마음과 생각에 달려있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베짱이처럼 살라는 건 아니지만,역시 인생은 모범 답안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이 순간 잠시 손을 멈추고 먼 산을 먼 하늘을 바라보니
휴 우하고 나도 모르게 숨을 고릅니다.
모든 인생은 미완성이 맡습니다.
미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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