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더디게 느끼던 때가 있었습니다.
열일곱 아니면 열아홉 그땐 시간이 이렇게 빨리 간다는 것을 미처 몰랐습니다.
에스파냐 여행을 다녀온 지 벌써 4개월이 다가오는데
훌쩍 지나가 버린 4개월 전을 추억하며 써 내려갑니다.
오렌지의 나라 에스파냐입니다.
가는 곳곳마다 탐스러운 오렌지가 익어갑니다.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고 먼 나라가 이웃이 된 세계,
함께 살아가는 지구인 이기에 오늘 이곳의 문화와 역사를 살며시 들여다봅니다.
보는 것으로 그친다면 감탄하는 것으로 끝나겠으나 이곳에 얽힌 이야기를 듣고 난 후
마음이 싸아해 지는 누에보 다리입니다.
이곳은 론다 누에보 다리입니다.
론다는 말라가 주에서 두 번째로 면적이 넓은 곳이라고 합니다.
높은 지대에 마을이 형성되어 있어 마을이라기보다 요새라고 말하는 것이 더 믿어집니다.
평균 고도는 723미터로 기원 6세기경 켈트족이 최초로 아룬다 라는 정착촌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 마을을 이렇게 큰 규모로 세운 사람은 고대 페니키아인이라고 합니다.
잠시 페니키아란 나라는
기원 10세기에 스페인을 점령한 페니키아인
페니키아라는 말은 고대 지명에서 왔다고 합니다.
지금의 시리아 레바논 이스라엘 북부등 지중해 동쪽 해안지대에 살던 사람을
일컫는 것이라고 하니까 이해가 갑니다.
성서하고 연관성이 있는 것 같아 조금이라도 이해가 가니까 더 재미있는 역사입니다.
하지만 현재의 도시의 시초는 기원전 3세기경의 로마 제국의 장군이자 정치가라고 하더군요.
그 장군에 이름이 어찌나 긴지
푸블리우스 코르넬리우스 스키피노 아프리카누스 이제 이름이 끝났습니다.
이 장군이 건설한 마을이라고 합니다.
요새화된 마을로 건설했다는데 보통사람인 제가 보기에도 요새로 삼기에 참 좋은 입지조건을 갖춘 것 같습니다.
깎아지른 절벽 아래는 과달레빈 강이 흐르고 있고. 험난한 세월을 감추는 듯 묵묵히 흐르고 있습니다.
내려다보니 아찔한 협곡의 밑바닥까지 닿아있는 다리는 손으로 쌓아 올려 완성했다고 하니
정말 놀랍습니다.
지금 같으면야 여러 건설 장비를 동원하면 짧은 시일에 완성될 다리이지만
1700년대의 기술로 지어진 다리라고 생각하니 참으로 대단합니다.
에스파냐 인공구조물 가운데 내로라할 관광 명물이라는 이 다리는
많은 사람의 관심과 촬영의 대상이 될 뿐 아니라
세계 사진작가의 사랑을 받는 촬영 장소라고 합니다.
에스파냐 최고의 관광 명소 중 하나로 100미터나 되는 누에보다리를
오호라 저기 대단하신 분이 내려가셨네요.
그래서 그분을 대상으로 사진을 찍게 되었습니다.
저분은 나와는 많이 다른 절경을 감상하고 이 다리에 서려 있는 이야기를 헤아려 보겠지요.
누에보 다리는 엘타호 협곡에 놓인 다리로 원래 두 개의 다리가 더 있다고 합니다.
( 누에보라는 뜻 = 새로운 다리 )
120미터의 협곡을 사이로 양쪽은 깎아 자른듯한 절벽이 있어 오가는데 많은 불편함을 겪게 되어
이 문제 해결로 마르틴 데 알데우 엘라가 총 책임자로 40년을 공사하여 1793년에 완성되었다고 합니다.
세 개의 다리 가운데 가장 늦게 만들어진 다리로
론다의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를 이어주는 다리입니다.
그런데 슬픈 일도 있었고 참혹한 일도 많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 다리를 건설한 총책임자 마르틴 데 알데우 엘라는
불의의 사고로 다리 아래로 떨어져
목숨을 잃게 되는 안타깝고 슬픈 사연이 있었고.
또 하나는 에스파냐 내전을 다루어 펴낸
헤밍웨이의 소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의 배경이 되는 이곳은
과거에 죄지은 자를 가두는 감옥이었다고 합니다.
매시간 정각마다 울리는 성당의 종소리에 맞춰 처형할 죄수를
협곡으로 던져 처형했다고 하는 이곳 누에보다리.
이 사실을 듣고 바라보니 왠지 으스스한 느낌도 났습니다.
누군가에게 울리는 종소리는
새로운 시작이 열리는 희망의 종소리가 되지만
당시의 누군가에게는
생의 마지막을 맞게 되는 절망의 끝이 되었겠지요.
성당의 종소리 이야기를 들은 후로 오싹한 느낌도 나지만
그래도 과달레빈 강을 좀 더 가까이 보기 위해 사진을 잘라서 봅니다.
흐르는 강물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흐르지만 아릿한 마음은 한동안 떠나지 않았답니다.
감옥의 죄수에 대한 연민이 아닌
인생의 다양한 삶을 생각하게 되니 그런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그때만 그런 것이 아니라 지금도 많은 사람이 희망과 절망을 넘나들며
인생이라는 배를 타고 항해하고 있잖아요.
매 순간을 헤쳐나가는 것이 인생인가 봅니다.
중형의 죄를 지어 이렇게 처참한 죽음을 맞는 일은 범하지 말아야겠습니다.
갑자기 씁쓸해지는 누에보 다리관광입니다.
그리 감성적이지 않지만 죄수 처형 이야기를 듣지 않았으면
협곡 골짜기의 풍광에 반하여 열심히 감상하느라
두근거리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을 텐데 말입니다,
지반이 튼튼하기에 그 오랜 세월의 풍상을 겪으면서도
꿋꿋하게 변함없이 고유의 모습을 간직하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있게 되었겠지요.
지반이 강하기에 다행입니다.
국영호텔이 있는 신시가지 관광호텔 앞으로 절벽을 끼고 걸어보는 것도 좋다고 합니다.
그 길이 헤밍웨이 산책로라던데 가만히 생각하며 걸어보세요.
그러나 정신 바짝 차려서 걸어야 할듯한 곳입니다.
저야 패키지로 와서 겉만 훑고 가지만 이 호텔에 머물며
신의 솜씨와 인간의 솜씨가 조합을 이루는 이곳 풍광을 감상해보시기 바랍니다.
에구 다리가 시원찮다 보니 도전해볼 엄두가 나지 않고 시간적 여유도 없지만
가이드님이 제대로 누에보 다리의 장관을 보려면
계곡 아래로 내려가 올려다보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이 부분은 내 자녀에게 숙제로 미루어 주고
참 누에보 다리 아래로 내려가려면 계곡 위 파라도르호텔 에서
내려가는 길이 있다고 합니다.
자유여행으로 와서 이 호텔에서 아침을 맞으며
신과 인간의 솜씨가 어우러진 장관을 감상해 보세요.
아들아 딸아, 젊을 때 열심히 일하고 또 젊을 때 열심히 여행도 다녀가면서 살아라.
늙어서 편히 사는 것도 좋지만 한 끼 밥상 잘 차려 먹기 위해
오랫동안 굶는 것과 같은 것!
제일 미련하고 옳지 않다는 생각이란다. 살아보니 젊음은 너무도 소중 하더구나.
젊은이들은 마음과 생각에 보이지 않는 경험과 지혜와 지식을 가득 채우면
후일 반드시 사용하게 될 것 같기에 젊은이여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여행도 다니면서 얻게 되는 많은 지혜와 지식을 조국 위해 사용하세요.
( 부탁입니다.)
깎아지른 협곡에 지어진 상점은 아슬아슬하기까지 한데
바로 이곳에 스릴감이 살아 있는 상점이 여러 군데 있더군요.
위험 방지용 난간이 튼튼해야 하겠어요.
아차 하면 낭떠러지니까요.
에스파냐 사람은 급한 성격이라고 합니다만 실제로는 삶을 즐기며 살아가는 여유로움이 가득한 것 같습니다.
아래 바에서 세르베사를 주문하니까 빙그레 웃으며
선진국의 여유로움이 가득한 미소까지 지어주며 자세를 취해줍니다.
그래서 찰칵!
미소가 편안함을 느끼게 합니다.
많은 관광객을 이렇게 맞아준다면 어찌 이곳을 잊을 수 있겠습니까,
이 또한 하나의 더해지는 이유가 되어 많은 사람이 다시 스페인을 찾게 되나 봅니다.
절벽 위에서 주문한 세르베사를 마시는 남편은
시간에 쫓기는 와중에도 이렇게 낭만 사나이가 되었답니다.
비록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요.
아찔한 절벽 위에 지어진 건물을 보며 먼 나라 이곳까지 왔으니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헤밍웨이 생각도 하며
세계 각국에서 온 여행가들과 함께 한 잔의 맥주로 피곤함을 잠시 잊어봅니다.
어찌 보면 낭만 시인 같고
풍류객 같지만 모두다 자연을 사랑하여
자연을 노래하는 자연인입니다.
신시가지와 구시가지를 이어주는 다리입니다.
론다 지역을 쭉 관광할 수 있는 마차입니다.
두루두루 론다를 보시려면 마차를 타고 한 바퀴 돌아보는 것도 좋다고 합니다.
체력이 닿지 않은 사람에게는 실속 있는 선택인 것 같습니다.
아름답고 놀라운 문화유산이 많은 에스파냐입니다.
구시가지는 사우다드 라고 하는데 1485년까지 이슬람에서 지배하게 되어
마을로 계곡을 따라 내려가면 아직 이슬람식 목욕탕이며 여러 장소가 남아 있다고 합니다.
이슬람 족이 우리 아시아 쪽만 지배하지 않았지 유럽은 다니지 않은 곳이 없나 봐요.
이슬람인들의 개척 정신이랄까 정복정신이랄까 대단합니다.
칭찬도 아니고 비난도 아닌 대단한 정신력의 사람입니다.
아직도 끊임없이 계속되는 전쟁은 폐허로 만들 뿐 아니라
인간이 신의 이름으로라는 목표에 일생을 살아가며 어린아이까지 테러에 이용되어 죽음을 맞고
자세한 거를 말하기는 어려우나 참 대단한 이스마엘 민족입니다.
아래의 흉상은 잊어버렸어요. 장군인가 왕인가 잉 모르겠습니다.
일찍 도착하여 한산한 감이 있지만 그래서 더욱 여유로움이 있는 것 같기에 좋습니다.
아래 여행가는 부지런하신 분들입니다.
꼭 기념품을 사지 않아도 기념품 가게를 둘러보지 않으면 큰일이지요.
이 기념품들 가운데 에스파냐의 또 다른 문화와 예술을 발견하게 될지 모르잖아요.
자신의 나라에 대한 역사는 살다 보니 관심을 덜 두게 되어 더 많이 알려는 생각을 못하고 살았습니다.
딸 덕에 남편의 환갑여행을 계기로
에스파냐 여행을 하면서 알면 알수록 더 궁금해지는 이 마음은 어떤 것인지 새로운 나라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게 되었습니다.
내 나라에 그렇게 관심을 좀 많이 뒀어야 했는데 라는
양심의 소리에 움찔하면서
다녀온 에스파냐 좀 더 알고 지나가자 라는 생각입니다.
어차피 잊히겠지만 잊히기에 빨리 기록해놓고 다음에 읽어보렵니다.
에스파냐를 여행하며 사람의 생각을 손으로 빚어낸 건축물과 작은 기념품을 보며 감탄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자연 순수의 형체를 대할 때는 장엄함이 넘쳐나지 않나요?
아니 장엄함이 넘쳐나 어느 순간 스미는 두려울 정도의 놀라운 창조물입니다.
사람이 살며 평탄하게 살아가는 것이 인류는 행복한 시간이었다 말하게 되지요.
사실 한 사람이 인생을 살며 잔잔한 바다 위와 같은 인생을 살며
낚시만 던지면 무조건 올라오는 넉넉한 식량이 충족되며
매일의 새로움으로 살아간다면 어떤 면에서 볼 때는 평안히 살다 가는
이것이 복이 있는 인생이 맞겠지요.
내일의 혜안이 열려 내일을 볼 수 있어 미리 알아서 자신이 인생의 방향키를 잡아가며 살아간다면
어쩌면 자신이 신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암흑에 갇히게 되지 않을까
그래서 내일을 알 수 없는 가운데 살아간다는 것
또한 인류에게 안겨준 선물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신의 존재를 없다고 하는 사람이 있나요.
인간이 아무리 강한 자라 해도 흙으로 변해버릴 자신의 주먹을 믿는다며 말하는 사람을 보게 됩니다.
무 라는 공간에서 자신 스스로 생겨나지 않았기에 사람은 신의 영역 밖에서 마음대로 살 수 없는가 봅니다.
환절기에 건강관리 잘하시어
행복한 인생을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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