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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을 가득담아 만들어먹는 [호박잎 된장쌈] 그맛을 아시나요?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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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을 가득담아 만들어먹는 [호박잎 된장쌈] 그맛을 아시나요?

배움ing 2010. 8. 24.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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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즐겨 드시던

[호박잎 된장 쌈]



옛날 어릴 적 동네 아주머니들께서 저희 집으로
놀러 오시면 호박잎 된장 쌈을 만들어 드셨던 게 생각이 나요.
시골이지만 농사일을 잘할 줄 모르시는 부모님은 마을분의 도움을 많이 받으셨던 거 같아요.
그래서 저희 집은 아주머니들께서 비 오거나 일이 없으실 때는
집합장소가 저희 집이어서 별 참(특별히 모여 만들어 먹는)을 드셨던 생각이 난답니다.
저희 집은 아버지께서 자주 집을 비우셨던 것도
하나의 여건이기도 했을 거라 생각해요.
경찰이셨던 아버지께서 출장 가시면 남자들만 사랑방이 아니라
어머니들도 저희 집이 사랑방이 되었던 거 같습니다.
아침이면 라디오에서 울려 퍼지는 국민체조 시ㅡ이ㅡ작 ~~~~
이거  아시는 분! 저와 비슷한 나이 이신분은 아시죠?
하루의 시각을 알리는 국민체조 시이작, 추억이 되었지만 그리운 소리입니다.

엄마란 글자만 보아도 생각만 해도 가슴이 젖어드는 그리움은 세월이 흐르고 나이 들어도

오히려 그리움이 더해지는 것 같군요.
나의 엄마가 동네 아주머니들과 모여 함께 자주 해 드셨던

호박잎 된장 쌈을 그리운 마음 가득 담아 저도 만들어 먹었답니다.

재료

호박잎 1 봉지/ 멸치육수 찐하게 종이컵 1컵/ 청양고추 3개/ 빨강 고추 1개/
된장 130그램/ 고추장 반수저/ 고춧가루 반수저/ 마늘 2쪽/ 대파 1개/ 쌀가루 반수저

(쌀가루 없으면 쌀뜨물 가라앉혀서 밑에 앙금 물 3 수저로 해요)


호박잎은 줄기를 벗겨주시고 이파리는 따로 떼어주세요.
줄기와 나머지 싸 먹기 어려운 거는 찌개 끓일 거예요.
이파리는 상추 씻을 때처럼 깨끗하게 씻어서 물기를 빼주세요.
맛의 비결은 멸치육수 찐하게 내는 거랍니다.
(감칠맛과 달지 않은 깊은 맛이죠)
멸치육수가 맛을 좌지우지하니깐 국물멸치 30개 정도를 찐하게 끓여 종이컵으로 1컵 준비해요. 

 

고추, 대파는 어슷하게 자르고 마늘은 으깨주세요.
저는 값이 쌀 때 사놓았다가 얼렸던 거 사용하려고 꺼냈어요.

된장을 이렇게 만들어 보세요.
찐하게 끓여 준비한 멸치육수 종이컵으로 한 컵에 된장 130그램(수저로 수북하게 5 수저 정도)을
건지기로 걸러 준비하고 고추장 반수저를 넣어요.(고추장은 된장의 떫은맛을 제거해줍니다)
센 불에 끓어오르면 약한 불로 뚜껑을 덮고 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은근히 끓여요.

 

국물이 반으로 줄면
마늘, 고춧가루, 대파, 고추를 넣고 쌀가루 반수저를 넣어 중간 불로 끓여 주어요.
뚜껑을 열어놓고 살살 저어가며 걸쭉해질 때까지 끓여 주세요.

쌀가루가 없으시면 쌀뜨물을 받아서 가라앉혀서
윗물은 버리고 가라앉은 앙금 물 3 수저 정도를 넣어도 됩니다.
쌀가루를 넣는 이유는 착 감기는 맛도 있게 하고
호박잎에 싸서 먹을 때 국물이 흐르면 먹기 불편하고 맛도 덜하기 때문입니다.
전분가루를 넣어도 되지만 쌀가루를 넣는 게 훠 얼 씬 맛있어요^^

 

끓는 물에 심판을 올리고 호박잎을 넣고 뚜껑을 덮고 10분 정도 찐 다음 꺼내어 식혀주어요.
연한 거는 10분, 연하지 않은 거는 15분 정도는 쪄야 해요.
호박잎이 억세서요.

 

이렇게 완성된 호박잎과 된장 쌈

이 음식 혹시 안 먹어 보신분 있으세요?
혹시 안먹어 보신 분은 꼭 먹어 보세요.
맛있다 하시면서 호박꽃 피는 계절을 그리워하시게 될 거예요.
제 나이 또래분 들은 이맛 아시죠?

이렇게 싸가지고 먹었어요.
줄기로 찌개 끓여서 한 개씩 올려 먹어도 좋고요.
후  루  루  국물도 맛있어요.~~
담에 호박 잎줄기 된장찌개 끓여 올릴게요.
된장 찌실 때 호박 잎줄기 넣고 찌셔도 되는데요.
저는 따로 끓여 먹는 게 좋아요.

 

고향의 맛!!
서울이 고향이신가요?
그렇다 해도 옛맛의 진하고 깊은 토속 음식! 최고의 맛이라고 할 수 있거든요.
대한민국 토속음식!
너무 자랑했는지 모르겠군요.
박경리 님의 소설 토지! 토지가 생각나실 맛^^

딸내미 도시락으로 호박잎을 싸서 도시락에 담아 주었어요.
오늘 맛있게 먹어줄 나의 딸 생각을 하니까 갑자기 생각나는 건
건강하게 살아서 맛있는 거 많이 해주어야지 내 딸아 ㅎㅎㅎㅎ

 



식사하는 즐거움을 표현하는 말 중에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이 생각나는군요.
요즈음은 너무 더운 찜통더위 때문에 음식 만들기가 아니 가스불 켜기가 무섭 무섭지요.

더위에 지치지 않도록 건강 조심하시고 행복한 웃음이 넘쳐나는 가정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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